사람의 인생에는 숙명이라는 게 있다. 인생의 어느 때고 반드시 해야
할 일, 죽기 전에 끝내야 할 사명이라고 하는 숙명이 내게는 ‘빵’이었다.
어떤 이에게는 단순히 한 끼의 식사 대용일 뿐인 빵이 내게는 가난을
이기고 결혼을 하고, 인생을 바꾸게 해준 소중한 인연이다.
빵이 없었다면 현재의 여유와 풍요를 누릴 수 없었을 테고,
음반을 내고 책을 쓰는 활동까지 해볼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.
6명이나 계모가 바뀌는 등 누구보다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
나는 단 한 순간에도 내 운명을 한탄하지 않았다. 오히려 어떻게 하면
인생을 후회없이 보낼 수 있는지, 다른 사람과 세상에 도움이 되는
존재로 살아갈지를 늘 고민해왔다.
서초동 12평 매장에서 시작하여 32년이 넘도록 나를 지탱해온
프랑세즈 제과점이 그러한 신념의 결과이다.
어느 대단한 자산가가 보기에 내 작은 성공은 보잘 것 없어
보이겠지만, 나는 프랑세즈 제과점을 통해 나와 내 가족들의 삶을
구하였고 더 나아가 후회 없이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게 되었다.
이제 와 새삼스럽지만 내게 그러한 삶의 기회를 열어준 이 제과점이
한없이 고맙다. 평생 빵만 굽고 살던 내가 책을 쓰게 될 줄은
꿈에도 몰랐다. 하지만 지난 시절을 돌아보니 결코 순탄치 않았던
인생도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과
아무리 힘들어도 용기와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점을
다른 이에게 꼭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.
경동대학교졸업
가톨릭관동대학원
조리외식경영학 석사
가톨릭관동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 박사
대한민국 제과기능장
서울시 제과 명인
저서 〈전문가와 함께하는 쿠키 50선〉
현재 <프랑세즈 베이커리> 운영 중